온라인쇼핑몰 불공정거래 실태, 판촉비 전가·대금 지연 여전히 심각
온라인쇼핑몰 불공정거래 실태, 판촉비 전가·대금 지연 여전히 심각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유통분야 납품업체 서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이 전체 업태 가운데 불공정거래 관행 경험률이 가장 높은 업태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판촉비용 전가, 대금 지연 지급, 불이익 제공 등 ‘현장에서 체감되는’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어, 온라인 유통시장에 맞는 제도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1) 온라인쇼핑몰 불공정거래, 왜 계속 ‘가장 높다’일까?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대규모유통업체와 거래하는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온라인쇼핑몰은 거래관행 개선 응답률이 다른 업태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편의점·대형마트·아울렛 등 오프라인 채널은 “전년보다 나아졌다”는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반면, 온라인쇼핑몰은 그 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말은 곧, 체감하는 거래환경이 여전히 거칠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온라인 플랫폼은 구조적으로 ‘노출’과 ‘트래픽’이 매출에 직결됩니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상품이 검색 상단에 노출되는지, 기획전에 들어가는지, 추천 영역에 뜨는지에 따라 매출이 크게 갈립니다. 그런데 이러한 노출 구조가 거래조건과 맞물리면, 납품업체는 협상에서 불리해지기 쉽습니다. “이번 판촉 행사 참여가 어렵다”고 말하는 순간, 상품 노출이 줄어들거나 광고를 요구받는 식의 압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에서도 갑질 논란은 있었지만, 온라인은 알고리즘과 광고가 결합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더 문제로 지적됩니다.
조사 결과에서도 온라인쇼핑몰은 판촉비용 부당 전가, 대금 지연 지급, 대금 감액, 부당 반품, 배타적 거래 강요, 판매장려금 부당 수취 등 여러 유형에서 불공정행위 경험률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즉, 특정 한 가지 문제가 아니라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문제가 발생하는 흐름이 확인된 셈입니다. 온라인 유통시장이 커지는 속도만큼, 거래질서를 다듬는 장치가 충분히 따라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 판촉비 전가와 대금 지연, 납품업체가 실제로 겪는 부담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불공정행위 유형으로 꼽힌 것은 판촉비용의 부당 전가였습니다. 말 그대로 할인행사·쿠폰·기획전 같은 판촉을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비용이 단순 분담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참여하지 않으면 불리해진다”는 분위기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납품업체의 주관식 응답에서도 “판촉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상품 노출이 줄어든다”는 취지의 경험이 언급되며, 온라인 채널 특유의 불공정행위 유형이 확인됐습니다.
두 번째로 자주 거론되는 부분은 대금 지연 지급입니다. 납품업체는 상품을 공급해도 정산이 늦어지면 운영자금이 묶이게 됩니다. 특히 소규모 업체나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사업자는 정산 지연이 곧바로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판매는 됐는데 돈이 안 들어온다”는 상황이 반복되면, 다음 생산과 물류, 인건비 지급까지 연쇄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불이익 제공, 판매장려금, 각종 수수료(정보제공수수료 등) 같은 항목들이 더해지면 체감 부담은 더 커집니다. 특히 정보제공수수료의 경우, 비용을 지급했음에도 서비스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납품업체가 ‘원하는 정보’나 ‘실제 도움이 되는 데이터’가 아니라, 사실상 비용만 발생하는 구조로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온라인 유통에서 납품업체가 겪는 어려움은 “비용은 늘고, 통제력은 줄어드는” 방향으로 누적될 가능성이 큽니다.
- 판촉비용 분담이 ‘강요’처럼 작동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 정산(대금 지급) 지연은 소규모 납품업체에 특히 치명적입니다.
- 정보제공수수료 등 부가 비용이 실제 효용 대비 과한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3) 공정위 대응 방향: 온라인 특유의 불공정행위 점검과 제도 보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참고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통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납품업체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온라인 유통시장에서는 오프라인과 다른 방식의 불공정행위가 발생할 수 있는데, 기존 법 체계가 오프라인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즉, 시장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갔다면 ‘규칙과 감시 방식’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흐름입니다.
특히 불공정행위 경험률이 높게 나타난 온라인쇼핑몰, 대형마트·SSM 등 분야는 납품업체들의 세부 응답 내용을 참고해 주요 위반 행위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또한 정보제공수수료처럼 유통업체가 경제적 이익을 수취하는 행태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수료율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납품업체 부담 항목의 자발적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단속만으로 끝내기보다는, 구조적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시장 관행’을 바꾸겠다는 메시지로도 읽힙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납품업체가 거래 과정에서 불리함을 느끼더라도 문제 제기 자체를 포기하지 않도록,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입니다. 온라인에서는 노출·광고·정산 등 여러 요소가 얽혀 있어, 불공정 여부를 납품업체가 입증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정위가 “온라인 특유의 행위 유형을 점검하고, 현행법 보완 필요성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부분은 시장 참여자에게 꽤 의미 있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제도 보완이 실제 현장 체감 개선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플랫폼 중심 유통’에서 공정한 거래 기준이 어디까지 정교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