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체질 개선 본격화, 연기금 유입 확대, 부실기업 신속 퇴출로 신뢰 회복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제도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그동안 코스닥은 혁신기업의 성장 무대라는 역할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업의 퇴출 지연과 기관투자자 참여 부족으로 인해 시장 신뢰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번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코스닥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자본시장으로 재정립하겠다는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연기금 유입 확대
이번 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구조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입니다. 현재 코스닥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기관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4%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크고, 중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문화가 정착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투자 성과를 평가할 때 기준 수익률에 코스닥 지수를 일정 비율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연기금이 국내 주식 투자 전략을 세울 때 코스닥을 자연스럽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조치입니다. 연기금 자금은 단기 차익보다 안정성과 지속성을 중시하는 성격이 강해, 코스닥 시장에 유입될 경우 변동성 완화와 신뢰도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코스닥벤처펀드의 세제 혜택 한도를 확대하고, 새롭게 도입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 대한 세제 지원도 검토됩니다. 이와 함께 대형 증권사의 모험자본 공급 실적에 코스닥벤처펀드와 BDC 투자를 포함시키는 등 수요 기반을 넓히는 방안도 병행됩니다. 이러한 정책은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단순히 권장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 구조 자체를 장기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부실기업 신속 퇴출
코스닥 체질 개선의 또 다른 핵심은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정리하는 퇴출 시스템 강화입니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사업 성과가 없거나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이 상장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는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고, 시장 전체의 평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다산다사’ 구조를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 아래 상장폐지 기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이 기존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상향 조정됩니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시장 내에서 실질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정리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경우, 상장 당시 평가받은 기술과 무관한 사업으로 주된 사업을 변경할 경우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제도를 활용해 상장만 한 뒤 본래의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지 않는 행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거래소 내 상장폐지 심사 인력도 확충해 심사 속도와 전문성을 동시에 높일 계획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코스닥 신뢰 회복 구조
이번 대책은 단순히 상장 기준이나 퇴출 요건을 손보는 데 그치지 않고, 코스닥 운영 구조 전반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변화가 한국거래소 내 코스닥 본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조치입니다. 코스닥 본부를 코스피와 구분해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자체적인 혁신 노력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또한 증권사의 코스닥 기업 대상 리서치 보고서 확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강화 등 정보 제공 인프라도 대폭 보강됩니다. 이는 투자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로, 투명성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로 평가됩니다. IPO 과정에서 공모가 산정 책임을 강화하고, 중복상장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됩니다.
종합하면 이번 코스닥 체질 개선 방안은 혁신기업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실기업은 빠르게 정리하며, 연기금과 기관자금이 참여하는 안정적인 시장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간의 지수 상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코스닥을 중장기적으로 신뢰받는 자본시장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정책이 어떻게 실행되고 안착되는지가 코스닥 시장의 향후 방향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