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5연임 성공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경총 회장)이 사실상 5연임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재계의 시선을 강하게 끌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경총은 지난 11일 회장단 회의를 열고 손경식 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추대하며 연임 논의를 매듭지었다. 8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5연임이 성사된 배경과, 향후 경총이 어떤 노선을 취할지에 대한 관측이 조심스럽지만 분분하다.
경총 회장단 ‘만장일치’ 재추대, 왜 이렇게 매끄러웠나
이번 재추대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만장일치’다. 만장일치란 말 그대로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모두가 찬성했다는 뜻인데, 조직 내부에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경제단체에서 이 표현이 나오면 대체로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첫째, 그만큼 현 리더십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는 신호일 수 있고, 둘째, 내부적으로 “지금은 변화를 줄 타이밍이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됐다는 뜻일 수도 있다.기사에 따르면 경총은 지난 11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손경식 회장을 재추대했다. ‘재추대’라는 단어도 다소 낯설 수 있는데, 쉽게 풀면 “한 번 더 회장을 맡아 달라고 다시 추천했다”는 의미다. 선거처럼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회장단이 손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요청하는 형태였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절차적으로도 상당히 빠르고 매끈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이 가장 흥미롭다. 보통 리더 교체 국면에서는 후보군이 거론되고, 물밑 의견 수렴이 길어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그런 소란이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 이는 경총이 대외적으로 마주한 정책 환경—노동시장 이슈, 기업 규제 논쟁, 경기 둔화 우려—가 워낙 복합적인 탓에, “익숙한 선장이 낫다”는 심리가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변화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경제단체는 정부·국회·노동계와의 협상에서 ‘관계의 연속성’이 의외로 큰 무기가 되기도 한다.
다만 만장일치가 항상 “완전한 합의”만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조직이라는 곳은 원래 갈등이 존재하고, 때로는 그 갈등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그래서 이번 만장일치가 손 회장의 성과에 대한 적극적 지지인지, 아니면 대안 부재 속에서 택한 안정 카드인지는 향후 경총의 행보—정책 메시지의 강도, 회원사 결집력, 노동 이슈 대응—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정리하자면, 이번 재추대는 손경식 회장 개인의 영향력뿐 아니라, 경총 내부가 현 상황을 얼마나 ‘비상하고도 신중한 국면’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읽힌다. 기업 현장은 늘 빠르게 변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위기 때일수록 조직은 ‘검증된 익숙함’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만장일치 결정은 그 심리를 매우 압축적으로 보여 준 셈이다.
손경식 87세, ‘임기’ 종료 앞두고도 5연임이 의미하는 것
이번 소식에서 대중이 가장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포인트는 손경식 회장의 나이다. 87세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 상징성이 강하다. 여기서 ‘임기’는 회장이 직책을 수행하도록 정해진 기간을 말하는데, 기사에서는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상황에서도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고 전한다. 즉 임기 종료라는 변곡점에서조차 교체가 아니라 유지가 선택된 것이다.5연임은 단순히 “오래 했다”는 기록 경쟁이 아니다. 경제단체 회장은 회원사들의 이해를 조율하고, 정부 정책과 산업 현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며, 사회적 논쟁의 한복판에서 메시지를 내야 한다. 말하자면 조용한 관리자라기보다, 때로는 전면에 나서는 ‘대표 협상가’에 가까운 자리다. 그런 자리를 다섯 번 연속 맡는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이 사람의 네트워크와 협상 능력이 아직 유효하다”는 판단이 있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개인적으로는 87세 리더십에 대해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든다. 한편으로는 경험과 연륜이야말로 경제단체의 가장 큰 자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기업과 제도, 노동과 정책은 ‘한 번 겪어본 사람’이 오히려 더 정확히 읽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사관계나 규제 이슈는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이어서, 축적된 협상 경험이 실제로 큰 힘이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대 교체의 지연이라는 우려도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경제 구조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엔 디지털 전환, 플랫폼 산업, 글로벌 공급망 재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같은 새 의제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려면 조직 내부에 다양한 세대의 관점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리더십이 장기화될수록 의사결정 구조가 관성에 젖을 위험도 있다. 물론 손 회장 개인이 변화에 둔감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구조적으로 ‘새 얼굴이 등장할 통로’가 좁아지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5연임이 성사된 것은 결국 “지금 경총이 원하는 리더상”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즉, 격변하는 환경 속에서 정책 당국과 교섭하고 회원사를 결집시키는 데 유리한 인물, 말이 과격하게 튀기보다 신중하지만 단단하게 의견을 관철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사실상 5연임 성공’이라는 표현도 눈여겨볼 부분인데, 이는 공식 절차가 남아 있더라도 결과가 기정사실에 가깝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재계의 분위기 자체가 이미 손 회장 연임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번 인사는 ‘연속성’과 ‘안정성’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지를 웅변한다. 그리고 그 안정성의 대가로 무엇을 포기하게 되는지—예컨대 세대 다양성, 의사결정의 신선도—는 앞으로 경총이 어떻게 조직을 확장하고 메시지를 업데이트하느냐에 달려 있다. 연임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까다로운 시작일 수 있다.
재계 13일 관측… 경총의 다음 과제와 ‘사실상’ 5연임 이후의 시험대
기사에는 “13일 재계에 따르면”이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이는 공식 발표문만으로는 다 담지 못한 업계 분위기, 즉 ‘관측’과 ‘전언’을 통해 내용이 확인됐다는 뜻이다. 이런 표현이 들어가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이미 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졌고, 내부적으로는 정리가 끝났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여기서 ‘사실상’이라는 단어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법적·형식적 절차가 남아 있을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결정이 끝났다는 의미다.그렇다면 사실상 5연임 이후 손경식 회장과 경총이 마주할 시험대는 무엇일까. 경총은 사용자(기업) 측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인식되는 만큼, 노동시장과 관련된 민감한 현안에서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정책 당국과의 조율은 물론, 여론전에서도 신중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경총의 ‘표현 방식’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 같은 주장이라도 단어 하나, 톤 하나에 따라 “합리적 제안”이 되기도 하고 “기득권 방어”로 읽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우선순위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 노사관계 이슈 대응: 임금체계, 근로시간, 단체교섭 등 ‘현장 변수’가 큰 이슈에서 경총의 조정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 규제 및 제도 변화 대응: 기업들이 체감하는 규제 비용을 어떻게 완화하거나 합리화할지 정책 제안의 정교함이 중요해진다.
- 경기 불확실성 속 회원사 결집: 업종별로 체감 경기가 다를수록 단체의 목소리는 쉽게 분산되는데, 이를 한 방향으로 모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 세대 및 산업 구조 변화 반영: 전통 제조업 중심의 시각에 머물지 않고 신산업의 속도를 정책 언어로 번역해 내는 역량이 요구된다.
이 지점에서 손 회장의 강점과 약점이 동시에 드러날 수 있다. 강점은 앞서 말했듯 네트워크, 협상 경험, 위기관리 감각이다. 반대로 약점은 변화 의제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자기 언어’로 끌어안느냐에 달려 있다. 예컨대 노동시장 논의에서도 단순히 “기업 부담이 크다”는 프레임만 반복하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사회는 이제 기업에게 ‘왜 필요한지’뿐 아니라 ‘어떤 대안이 더 공정한지’까지 요구한다. 경총이 조금 더 정교한 데이터와 대안을 내놓을수록, 손 회장의 장기 리더십은 안정적 연속성을 넘어 ‘업데이트된 영향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재계 관측’ 속 사실상 5연임은 끝난 이벤트가 아니라, 이제부터 성적표를 받는 구조다. 만장일치로 재추대된 만큼 기대치도 올라간다. 기대가 큰 자리일수록 실망도 커지는 법이니, 경총이 내놓는 첫 메시지와 첫 정책 제안이 어떤 톤과 내용으로 나오느냐가 향후 평가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결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경총 회장)은 이달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도 회장단 만장일치 재추대로 사실상 5연임에 성공하며, 조직이 ‘안정적 연속성’을 선택했음을 분명히 드러냈다.다음 단계로는 경총의 공식 절차 진행 여부와 함께, 5연임 체제에서 처음 제시될 정책 메시지(노사관계·규제 대응·회원사 결집)가 어떤 방향과 언어로 나오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발표 직후 나올 경총의 대외 입장문과 향후 기자간담회 발언을 함께 비교해 읽으면, 이번 연임이 단순 유지인지 ‘새로운 변화의 연장’인지 보다 선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